함박꽃 웃다
홍 해 리
삼 년 반을 누워만 있던 사람
옆집 햇볕 잘 드는 마루에
동네 노파들과 나란히 앉아 있었다
추운데 왜 나왔느냐 물으니
여전히 말은 못해도
얼굴에 함박웃음이 피어 있었다
아니, 얼굴이 한 송이 함박꽃이었다
손가락엔 보석 박인 금가락지가 끼어 있었다
그곳이 정말 멀긴 먼가 보다
한번 오는데 한 해가 갔다.
* 아내는 2020년 11월 12일 새벽 두 시 반에 이승을 떠남.
2021. 10. 28. 새벽 두 시 반경에 꿈으로 처음 옴.
마당에 나가니 구월 스무사흘 달이 중천에 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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