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청 또는 이명
- 치매행致梅行 · 274
洪 海 里
병원에 온 지 엿새째
눈을 뜨고 멍하니 바라보는 아내
"나 알아, 나 알아 보겠어?"
"응!" 하는 소리 들릴락 말락
환청인지 이명인지 내 귀를 울립니다
얼마 만에 들어보는 아내의 목소리인가
그만도 고마워 눈가에 이슬이 맺힙니다
작년 가을 귀가 차량에서 내리지 않으려
"왜, 왜, 왜 그래! 00년, 지랄하고 있네!"
그게 마지막이었습니다
올해 들어 입추도 지나고 말복도 지났습니다
하늘은 맑고 바람도 시원하니
올가을 아내의 입이 활짝 열려
욕이라도 한껏 내뱉었으면 좋겠습니다
"나쁜 놈, 네가 내 남편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