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절벽
- 치매행致梅行 · 279
洪 海 里
아내여, 그곳에도 시간이 있긴 한 것인가
어딘가로 흘러만 가고 있는가
사랑과 관심에서 질투와 미련으로 이어지는
긴 여정을 돌고 돌아
침묵과 고독의 하루 하루로 이어지는 길인가
그곳도 꽃 피고 새가 우는 곳인가
아니면 연습과 훈련이 필요 없는 깜깜세상인가
길가에 버린 꿈을 찾으며 어디서 놀고 있는가
마음속 품고 있던 사랑의 집 한 채
어디다 버려두고 누워만 있는가
초야가 아니라도
꽃잠처럼 다디단 꿀잠에 빠져
내게 이리 깜깜절벽인 것인가
어찌 대답이 없는가, 아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