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마음이 지워지다』(2021)

울컥

洪 海 里 2022. 4. 17. 09:00

울컥

- 치매행致梅行 · 313

 

洪 海 里

 

 

 

뭔가 해 줘야 하겠는데

해 줄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아내 홀로 누워 있는 방

바람도 오지 않고

햇빛도 궁핍

별도 보이지 않습니다

고요와 적막

번갈아 와서 잠시 둘러보고

멍하니 바라다보다

죽음보다 더 무거운 슬픔 한 조각

더 얹어 주고

침묵을 가지고 놀다 물러납니다

가슴속 가라앉은 돌멩이 하나

도저히 들어낼 수 없어

말이란 바로 마음이려니 하지만

어두운 시간을 밝힐 말 한마디

나를 비껴가는지

허공중에 빈말 하나 떠돌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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