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커니 잣거니』(미간)

처서 이후

洪 海 里 2022. 8. 31. 09:56

처서 이후

 

홍 해 리

 

 

종일 내린 비에 씻겼나

귀그물[耳網]이 성글어졌나

풀벌레 소리 투명하여

귀에 걸리지 않네

맑다 못해 외려 푸른 하늘

마음도 널어 바지랑대 곧추세우니

무더위 끝 서늘한 바람

나락 크는 소리 개가 짖는데

시를 읊지 않아도 가까이 보이고

책을 읽지 않아도 손에 잡히네.

 

- 월간 《우리詩》 2022. 10월호.

 

 

* 박꽃과 박 : 홍철희 작가의 페북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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