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커니 잣거니』(미간)

洪 海 里 2023. 12. 24. 06:53

 

洪 海 里

 

 

하늘 가득 별이 깨알같이 박여 있었다

 

문 밖에 하얀 아기 토끼 한 마리

오들바들 떨고 있어

품에 안아 방에 들여놓았다

 

계묘년癸卯年 섣달그믐 밤이었다

 

푸른 용이 동녘 하늘로 솟구치고 있었다.

 

* 2024 갑진년甲辰年 푸른 용[靑龍]의 해.

 

<시작 노트>

나이 들어 꾸는 꿈은 대부분 지나간 시절에 관련된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며칠 전 생애 처음으로 이상한 꿈을 꾸었다. 하늘이 온통 별로

꽉 차 반짝이고 있었다. 별들이 깨알처럼 박여 빈틈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문 밖을 보니 아주 작은 하얀 토끼가 바들바들 오들오들 떨고 있어 얼른

안아서 방 안에 놓아 주었다. 2023 계묘년 토끼해가 저물고 오는 해는

푸른 용의 해이니 이 글을 읽는 모든 독자들에게 청룡의 기운이 샘솟기를

기원해 본다. 이 글은 일기가 아니라 한 편의 詩임을 분명히 밝힌다.

 

* 포켓프레스, 2024.01.04.

 

 

* 동백 : 김철 시인의 페북에서 옮김.(2023.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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