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증정
洪 海 里
1969년애 나온 내 첫 시집 『투망도投網圖』
정가 320원이었다
요즘 보니 경매에 나온 그 책
경매가가 30만 원이다
책을 소개한 글을 보면 '증정본'이라고 돼 있는데
내가 시집을 드린 분이 바로 은사 김 시인교수님
그 사이 50년 넘게 이리저리 굴러다니다
이제 경매 사이트에까지 올라오게 되었나 보다
80년대 초 어느 해
새 시집이 나와 동료교사에게 증정을 했더니
학기말에 자리가 바뀌어 짐을 옮겨야 하는데
내 시집이 휴지통에 처박혀 있었다
창피해서 몰래 꺼내 보니, 바로
고릴라란 별명의 수학선생 고高가 그년이었다
돼지에게 던져 줄 걸
참 내가 눈이 삐었구나 했지.
- 월간 《우리詩》 2024. 7월호.(제43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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