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서』(미간)

내 귀에 임자 없는 귀신이 산다

洪 海 里 2024. 5. 25. 05:48

내 귀에 임자 없는 귀신이 산다

洪 海 里

 

 

내 귀에는 소리싸움을 하는 귀신

귀의 신이 살고 있네

시도 때도 없이

우렁우렁 울어 쌓는 안귀신과 바깥귀신

말과 소리가 뒤엉겨 난장판이네

아프다는 말 하기 싫어서

그대에게 안부를 묻지 못하네

그냥 안밀하게 지낸다고

먼 하늘 바라보며 문안하노니

그대 창 밖에 흰 구름장 흘러가거든

내 기별이려니 여기시게나

그대 소식을 귀담아듣지도 못하고

귀넘어듣는 것도 아닌데

세상은 귀 밖으로 천리만리라네!

 

<시작 노트>

얼마 전부터 귀가 소란하기 그지없다. 의사는 이것도 나이 들어

얻은 축복이니 즐기면서 살라 하지만 이게 무슨 꼴이란 말인가.

대낮에도 귀가 어둡다. 대명천지에 어둠을 즐겨야 하는 내 귀의

설움이라니! 사실을 말하자면야 이 어수선하기 짝이 없는 세상에

들을 만한 소리도 없다. 시끄러운 세상 귀 닫고 사는 게 오히려

편하지 싶기도 하다!

- 《포켓프레스》 2024. 8. 24.

 

* 내 귀가 저렇게 시원했으면 쓰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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