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커니 잣거니』(미간)

우연 한 장

洪 海 里 2024. 5. 4. 14:38

우연 한 장

 

洪 海 里

 

 

"아저씨, 미아5동으로 가려면 어디로 가요?"

"미아5동으로 가야지요!"

머리 허연 노파가 길을 묻고

내가 답한다

 

우이동솔밭공원 옆 골목길에서

길을 잃고 쩔쩔매고 있었다

아내도 길을 못 찾고 이리저리 헤매다 떠났다

몇 해 전 일이었다

 

지금은 어디에 자리 잡고 있는지

아직도 여기저기 떠돌아 다니는지

하늘을 망연히 올려다보니

어느새 저녁 하늘이 나즈막이 펼쳐져 있다

 

그곳에서는

부디 길을 잃고 갈팡질팡하는 일이 없기를,

인생길이 막막한 미로라 하지만

발길 가는 대로 가다 보면 끝이 있는 것인가.

- 월간 《우리詩》 2024. 7월호.

 

* 분홍찔레꽃 : https://blog.daum.net/jib17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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