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새·섬·그림·여행·음식

강릉 안반데기

洪 海 里 2024. 7. 1. 06:30

                          안반데기

* 안반데기 : '안반'은 '떡판'의 다른 명칭으로 강릉에 있는 떡판을 닮은 지명 이름.

* 양양의 한상호 시인 촬영.(2024. 06. 29.)

 

강릉 안반데기는 화전민들이 1965년부터 해발 1100미터쯤 되는 산을 깎아 개간하여 정착한 곳이라는데 고랭지 배추로 유명하다.
안반’은 떡메로 반죽을 내리칠 때 쓰는 오목하고 넓은 통나무 받침판을, ‘데기’는 평평한 땅을 말한다. 그런데 이곳은 오목하다기보다는 급경사로 움푹하다. 둥근 바위라면 저절로 굴러내릴 정도다. 이런 곳을 평평하다 여긴 초기 정착민들의 마음가짐이 존경스럽다.
능선 곳곳에 풍력발전용 windmill이 설치되어 있다. 하얀색 타워가 주변의 황토밭과 나름 어울린다. 증속기용 오일의 비산 문제가 없는지 근처에 배추밭이 널려 있다.
이식한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 배추밭을 보니 대부분이 돌밭이다. 이곳 농부가 얼마나 수고로울지 바로 느껴진다. 이런 척박한 땅에서 자라 식탁에 오르는 배추야말로 훌륭한 흙수저 아니겠는가.
별이 뜨자 전망 좋은 곳 두 군데를 찾아 하늘을 보았다. 은하수는 없지만 별들이 빼곡하니 박혀 있다. 멀리 떨어진 인가의 불빛이 막 지구별에 안착한 ufo에서 비치는 것처럼 느껴진다.

- 한상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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