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서』(미간)

늙마의 꿈

洪 海 里 2024. 7. 10. 15:17

늙마의 꿈

 

洪 海 里

 

 

점심으로 막걸리 둬 병

마을버스에 흔들리며

잠시 꿈에 취했는가

 

집에 와 속옷과 몇 가지 약

배낭에 챙겨 넣다

문득 달력을 보니

 

내일은 큰애랑 점심 약속

금요일엔 제자 은기 박사랑 모임

눈 침침 귀 먹먹 정신이 혼혼하다 보니

 

어허, 지리산 남원행은

꿈이었나, 헛꿈인 것인가

춘향이 고년한테 홀린 것인가

 

방자 고놈한테 당한 것일까

향단이도 내겐 과하니

월매나 마음에 둘 걸

 

나 원 참, 꿈도 서럽구나

나이 들어 나잇값도 못하는

내게 족쇄 하나 채워야겠다.

 

 

* 異山 전선용 시인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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