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시간의 발자국』(미간)

완정完精

洪 海 里 2025. 1. 31. 19:43

 

완정完精

 

洪 海 里

 

 

살아 있는 악기도 세월은 어쩔 수 없다

완벽한 것이 어디 있는가

영원이란 게 있기는 한가

봄 여름 가을의 꿈이 다 말라붙은 후

한겨울에 드디어 나무는 완정完精을 이룬다.

 

세상과 세월이 나무의 속을 둥글게 채웠으니

잎이 다 졌다고 그냥 간 것이 아니다

텅 빈 나무 한 그루 죽은 듯 운다, 완정이다

들리지 않는 소리 흰 구름 따라

유유자적 바람의 세월을 가고 있다.

 

* 올해는 뱀띠인 내가 일곱 번째 맞는 띠해인 것이다푸른 뱀의 해!

띠동갑이신 이생진 시인께서 당신은 꽃뱀이고 나는 독사라 하신다.

사람의 한평생이 참으로 별것 아니다한 해가 네 계절열두 달,

삼백예순다섯 날로 끝나지 않는가!

그 세월 속에서 자연은 나의 가장 위대한 스승이고 나를 비추는 거울이었다.

자연 속에서 나무는 주어진 환경에 순응하면서도 꿋꿋하기 그지없다.

이제부터 나는 '나무띠'로 살고 싶다띠 가운데 나무띠는 없으니 나 혼자

사용하기로 하자나무 중에 참나무가 나는 무등 좋다. - 隱山.

- 《포켓프레스》2025. 05.

 

* 여수 자산공원에서 박주희 시인 촬영. 2025.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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