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동 시쟁이들
임 보
우이동 시쟁이들 참 멍청해
그 좋은 부귀공명 꿈도 못 꾸고
저승도 시 없으면 못 갈 사람들
마당 한 귀퉁이에 연잎을 띄워 놓고
인수봉 손짓하며 소주잔 권하는
황소보다 천진한 채희문蔡熙汶 시인
산과 바다와 섬들을 품어다가
방 속에 가둬놓고 혼자서 웃는
유유자적 만년소년 이생진李生珍 시인
세이천洗耳川 오른 길에 더덕밭 일궈 놓고
난초 아내 매화 아들 떼로 거느리고
화주花酒에 눈이 감긴 홍해리洪海里 시인
우이동 시쟁이들 참 기똥차
강산풍월 쌓아 놓고 크게들 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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