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투망도投網圖』1969

<시> 별가

洪 海 里 2005. 10. 28. 10:05

별가別歌

 

洪 海 里

 

 

머얼리서
오래도록
기두리던 마음
한 번쯤
분홍빛
고운 사연으로
꽃가슴 수를 놓게 해 주소서
초롱히 젖은
쓸쓸한 눈짓으로
당신을 향할 때
가늘게 떨리는
흥분을 가르쳐 주시고
미워도
한 번쯤은
터질 듯
당신을 안고
어쩔 줄 모르는
기쁨을
잠시나마
허해 주시고
언젠간
어스레 당신을 바라보며
가슴 가득한 얘기를
익힐 듯 하던 마음에
서럽도록
피 묻은 사랑을 알게 하시고
꽃 피어
진 다음
바람자리에
날아가는 꿈
일렁일렁 일던
기다림 속에
손 저으며 가는
마지막 환희를 가르쳐 주소서.

 

-『投網圖』(1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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