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투망도投網圖』1969

<시> 울음

洪 海 里 2005. 10. 28. 10:05

울음

 

洪 海 里

 

 

입춘은 대지를 갈라 놓고
푸른 하늘을 흔든다
모세혈관 속
겨우내 얼어붙었던 진주알
이제 수목마다 수액을 켜 올리고
뒷산의 접동새도 나래를 턴다
고향을 향해 떠나는
눈물도, 휘어진 눈썹에 걸려 있다
밤하늘 잠 깨어 두런대는 지귀 가슴에
선덕여왕 가는 손이 떨려온다
아아, 천년 석탑의 싸늘한 기운
이 봄 머언 마을 어귈 돌아
조용한 아침 눈을 비빈다
부신 부신 울음
그것은 영롱한 햇살에 비친 무지개
그 아픈 전개의 여력은
모든 것을 압도한다.




- 시집『投網圖』(1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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