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투망도投網圖』1969

<시> 무원 시인에게

洪 海 里 2005. 10. 28. 10:08

무원茂原     시인에게

 

洪 海 里

 

 

비 오는 날이면
너는 한 그루 수목

투명한 그림자를
흔들고 지나는
한 가닥 바람

이지의 매미 떼를 품고 서 있는
물이 뚝뚝 듣는
들판의 미루나무

동편 하늘에 뻗어오른
무지개 맑은 살을
손가락으로 빗어 올리며

단 한 번의 외도를 정도로
휘정휘정 먼 산으로 걸어가는
순한 눈동자

가슴 깊숙한 심지에
물 가르며 퍼덕이는
금빛 은빛깔의 물고기 떼처럼

의지의 손바닥을
반짝반짝 햇볕에 재끼면서
서 있는 수목

비 오는 날이면
더욱 청청한 만년 소년.
 
-『投網圖』(1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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