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화사기花史記』1975

<시> 달래강에 가서

洪 海 里 2005. 10. 30. 17:26

달래강에 가서

 

洪 海 里

 

 

하늘엔 부끄러움
하나 없는
갈기 무성한 말 떼
달려가는 말굽소리

문득
시린 과일의 심장
뚜욱,
떨어지고 있다
수직으로 낙하하는 중량.

지구는 온몸으로 다가오는
향그런 잡초
비늘로 강을 밝히는 은피래미 떼
눈 감고
귀 막아도
트이는 가슴.

바람은 투명한 살로
늪 위에서
갈대밭에 머리 푼 달을 얼르고
여울물소리
우수수 낙엽지는 내 가슴에
천阡의 등을 밝히다.

 

- 시집『花史記』(1975, 시문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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