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무교동武橋洞』1976

<시> 무교동 4

洪 海 里 2005. 11. 7. 16:08

 

무교동 · 4

 

홍해리(洪海里)
 

저녁녘 무교동엘 나가 보면
불의 바다 모래의 바다 위
거대한 배가 한 척
둥둥 떠가며 SOS를 때리고 있다
어기어차 어기어차
비바람에 몰려 쫓기는 바다
곤한 자의 넋은 저녁놀로 피고
능구렁이들이 얽혀 있는 환상 너머
비껴 날으는 새 떼
푸드득 푸드득 푸드드득 …
바다 위에 내리는 건조주의보
찬란히 타오르는 산호수림의 해저
바닷속을 달려가는 불자동차소리
끝없이 끝없이 밤으로 내닫고 있다.

 

- 시집『武橋洞』(1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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