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바람 센 날의 기억을 위하여』

<시> 추동에서

洪 海 里 2005. 11. 8. 09:23
楸洞에서
홍해리(洪海里)
 

백주에 쏟아지는 햇살
징징징 우는 자갈밭
늘어진 호박잎의 아우성
자지러진 매미소리
가래나무 아래
소학교 아이들의 검정 고무신
피라미 몇 마리
둘러봐야 산, 산, 산
바람 한 점 오지 않는 마을로
갑자기 내려꽂히는 빗줄기
펄럭이는 남근
고추밭엔 벌써 약이 오르고
비에 젖은 도라지꽃
낯선 빛깔.

 

* 추동: 충북 제천군 수산면에 있는 작은 산골마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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