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바람 센 날의 기억을 위하여』

<시> 목포에서 진도까지

洪 海 里 2005. 11. 9. 04:34
목포에서 진도까지
홍해리(洪海里)
 

줄줄이 일어서는 파돗속으로
눈발은 하염없이 내려꽂히고

뱃전에 펄럭이는 갈매기 날개
막막한 수평선으로 막막히 나아가는 배

바다의 은빛 사타구니 시퍼런 털
하늘 벌겋도록 허공중에 살 섞으며

지나가는 섬벼랑 바위 사이로
바람과 파도로 하염없는 꿈을 엮느니

그 꿈속 무지막지한 남근이 천 개
바닷속에 감행하는 무차별 폭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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