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바람 센 날의 기억을 위하여』
삼경이러 네 곁에 서면어디서 묵 가는 소리 들리고꽃빛 심장을 드러낸 바람과바닷소리도 홀홀 날려오느니.별과 달과 모래알과나무등걸이 모여정한 물 한 대접에얼굴을 비추어 보고 있다.소리없이 부르는 노래동양의 고전이여,움직이지 않는 춤초록빛 의미로 쌓는 꿈이여.일어서다 스러지고스러지다 일어서는타다 남은 장작개비와휴지조각들의 꿈을 위하여,진홍의 혓바닥과은빛 날개,나부끼는 가는 허리겨울밤을 홀로서 깨어 있느니. (蘭苑. 54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