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대추꽃 초록빛』1987

<시> 절망을 위하여

洪 海 里 2005. 11. 12. 02:18
절망을 위하여
홍해리(洪海里)
 

만우절로 4월은 와서
수줍은 빛깔로
개나리 진달래는 터지는데
독개스가 눈물로 내리는
안개의 거리 대학가
돌팔매가 겨누는 곳은 어디인지
심장인지
허공인지
오늘도
독개스가 눈처럼 뿌려지고
돌멩이가 즐비한 거리를
택시로 지나다
아픈 눈으로 하늘을 본다
명안과에서
김안과로
다시 신안과에서
대학병원 안과로
나의 눈은 끌려 다닌다
희망과 나락
기대와 포기
그 가는 틈서리를
왔다 갔다 하며
4월은 깊어가는데
뿌연 하늘 아래
그날은 언제인지
오늘도 병원으로 가는 길에
절망시편을 속으로 읊는다
나비 한 마리 날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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