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청별淸別』(1989)

<시> 겨울 바닷가 - 보길도 시편15

洪 海 里 2005. 11. 13. 07:25

겨울 바닷가

- 보길도 시편 15

홍해리(洪海里)
 

겨울 바다 쑥돌 해안
보길도 예송리
단 한 개도 주워 가지 말라
네모지게 눈을 부라리는 경고판
바다와 바다 사이
예작도 소도 자개도
반짝이는 하얀 날개
죽지를 퍼덕이며
날아오르려 하고
그 바람에 잠이 깬
잘디잔 파도
쑥돌 해안을 조용히 덮쳐
짜르륵 짜르륵 우는
까만 개구리 무리
수만 마리의 등이 까만
겨울 개구리 소리, 소리
달리고 싶은 그 바닷가
맨발로 달리고픈
그 바닷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