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청별淸別』(1989)

<시> 우이동 일지 9 - 이곳으로 오라

洪 海 里 2005. 11. 18. 08:42

우이동 일지 ·9

- 이곳으로 오라

홍해리(洪海里)
 

모래 속에서 헤매는 이들
달을 잃은 사람들
어머니가 없는 사람들
별을 잃어버린 사람들은,

뻐꾹새 소쩍새 소리로 고향을 찾고
바람소리 물소리로 꿈을 찾는
산이나 나무, 계곡, 사람까지
그대로 한 편의 시인,

상처 받은 날개가 치유되는
사랑의 뿌리가 벋어나는
솔바람에 귀 트고 눈 씻고
진달래 철쭉으로 소년이 되는,

시래기국 냄새 아직도 구수하고
흙냄새 살이 찌는 그리운 마을
紫府仙人들이 모여 사는
서울의 고향 우리들의 우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