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海里 시인의 집 <세란헌洗蘭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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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은자의 북』1992
<시> 여가수에게
洪 海 里
2005. 11. 20. 17:41
여가수에게
洪 海 里
한 곡조 잘 뽑기 위하여
수십 번, 아니 수천 수만 번
피를 토해야 하리
그렇게 거르고 거른
마지막 가락, 그 가락이
환상의 나라
착각의 시민을 잡는다
안개 짙은 거리에서
우리는 마약중독자가 되고
몽유병자가 되고,
그대는 세기의 최면술사
원격조종에도 문을 열고
내장을 드러내는
우리는 어쩔 수 없는 자동판매기
안개는 다시 는개로 내리고
사내들은 사타구니에 문신을 뜬다
검은 장미 봉우리를 하나하나
깊이깊이 박아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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