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난초밭 일궈 놓고』1994

<시> 백초가 백병을 다스리듯

洪 海 里 2005. 11. 29. 04:55
百草가 百病을 다스리듯
홍해리(洪海里)
 

백초가 백병을 다스리듯
백 편의 시를 항아리에 넣고
석달 열흘 달이고 달여 조청을 고으면
시도 백병을 다스리는 신약이 될 순 없을까
오늘은 백년 묵은 소나무 아래 자리잡고
푸른 하늘 흰 구름과 맑은 바람과
우이천 물소리를 한 곳에 모아
탕약을 달이노니
그대여, 삼십 년 술독을 풀게 하는
잡초가 영초이듯, 
백초가 백병을 다스리듯,
그런 詩를 위하여
잡초만도 못한 시 한 편을 잡고
밤새도록 낑낑대는 나의 봄이여
풀꽃 같은 시 한 편 낳고 싶어라
풀꽃 같은 시 한 편 낳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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