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투명한 슬픔』1996

<시> 해당화

洪 海 里 2005. 12. 2. 18:14


 
해당화


    洪 海 里
     
 
 
 
  그해 여름 산사에서 만난 
쬐끄마한 계집애
귓불까지 빠알갛게 물든 계집애
절집 해우소 지붕 아래로
해는 뉘엿 떨어지고
헐떡이는 곡두만 어른거렸지
저녁바람이
조용한 절마당을 쓸고 있을 때
발갛게 물든 풍경소리
파·르·르·파·르·르 흩어지고 있었지
진흙 세상 속으로 환속하고 있었지.

  - 시집『투명한 슬픔』(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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