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투명한 슬픔』1996

<시> 감기

洪 海 里 2005. 12. 4. 16:53
감기
洪 海 里
 

내게 빈틈이 있었구나
허한 구석이 있어
네게 곁을 주었구나

너는
쉬었다 가라는 신호등
아직도 갈길이 먼데
그렇게 내닫기만 해서야

잠이 들면
끝없이 추락하다
소리를 치고
두억시니에 잡혀 벌벌 떤다

너는 나를 숙주로 삼아
잠시 쉬었다 가려는 심사렷다

다 넘겨 주지
가지고 있어 무겁기만 한 걸
집문서 땅문서 예금통장 비밀번호 ……

미련없이 던져 주고
나 살결박으로 가야겠구나

간다
그래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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