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투명한 슬픔』1996

<시> 한겨울 시편

洪 海 里 2005. 12. 5. 05:24
한겨울 시편
 

가야지 이제 가야지 하면서도
막상 떠날 생각 털끝만큼도 없는데

북한산 깊은 골짝 천년 노송들
가지 위에 눈은 내려 퍼부어

한밤이면
쩌억 쩍 뚜욱 뚝 팔 떨어지는 소리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다더니
누구의 뜻으로 눈은 저리 내려 쌓이고

적멸의 천지에 눈꽃은 지천으로 피어서
우리들을 세상 밖으로 내모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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