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투명한 슬픔』1996

<시> 다선요기

洪 海 里 2005. 12. 5. 05:27

 

 

다선요기多仙窯記

 

洪 海 里

 

 

 

낮에는 대지의 고운 흙으로 몸을 빚고
가장 깨끗한 눈물을 유약으로 발라서
천삼백 도 타는 열로 신방 꾸미면
밤마다 하늘에선 별이 내리지
가마에 불 지피고 술상 차려라
바람 부르고 구름장 끌어다 놓고
잔디밭에 풍류 잡혀 둘러 앉으면
때맞추어 하늘에선 학이 날지
수천 마리 너훌너훌 춤추며 내려
온세상 하이얗게 꽃이 피나니
대금가락 남도창에 목이 잠기면
꿈결 같은 불너울에 날이 새누나.

- 시집『투명한 슬픔』(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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