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꽃이나 돌멩이도
하나의 약속에 지나지 않는다
도토리묵장수의 새벽 외침도
생선가게의 바닷비린내도
계약의 이행을 위한 희망일 뿐
네가 약속을 깨면
무의미의 물상,
바람에 날리는 꽃잎처럼
흥건히 땅 위에 깔리고,
너와 내가 이루는 다변의 향연도
불립문자의 묵시 앞엔
한 장의 어둠
돌아누운 벽의 눈이 감긴다
무의미의 홍수 속으로 떠가는
구둣점의 무모함,
사유의 갈피마다
가득 번지는 비인 의미!
네가 눈을 들어 대상을 대할 때
빛나는 꽃도 하나의 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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