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리면
洪 海 里
망연자실!
눈이 내리면
봄 여름 가을을 지내며
그을음으로 까맣게 잊었던
영혼의 등피를 닦느니,
멀리서 들려오는
너의 잠언에 귀 기울이며
답하려 해도 입이 열리지 않는
내 말의 빈혈이여!
그것은
하나의 크낙한 위안,
향수의 허기,
뜨거운 구원.
드디어
고향으로 가는 달구지 소리 들리고
어둠에 갇혔던
허공이 사라지고 나면,
이마엔 열 개의 등
가슴엔 천의 불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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