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을 지고 나면
洪 海 里
기적도 울리지 않고 열차가 들어온다
한갓되이 꽃들이 철길따라 피어 있다
굴을 지날 때 승객들은 잠깐 숨이 멎는다
역사에는 개망초처럼 소문이 무성하다
기약 없이 열차는 다음 역을 향해 떠난다
꽃잎 지는 역은 장 제자리에 있다
봄이 오기까지 몇 년을 기다려야 한다.
(시집『봄, 벼락치다』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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