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평론·시감상

<시감상> 내소사 입구에서 전어를 굽다 / 김유신(시인)

洪 海 里 2006. 9. 7. 08:31

내소사 입구에서 전어를 굽다

 

洪 海 里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가 돌라온다는.

 

초가을

내소사 입구

전어 굽는 냄새

왕소금 튀듯 하는데

한번 나간 며느리 소식은 커녕

단풍든 사내들만 흔들리고 있었네

동동주에 붉게 타 비틀대고 있었네.

 

 

*** 홍해리 시인의 시편들은 늘 언제나 다시 읽고 싶은 음미의 세상 얘기가 많다.

이 시편을 보면 요즈음 집 나간 여자들이 왜 그렇게 많은지 모르겠다. 그것도 매스콤의 영향일 것으로 생각이 들지만 우리 동네 여자들도 밖으로 직장 다닌다며 몇 가옥이 유행처럼 나갔다.

여자는 집 나가면 절대 안 들어온다더니 다 키운 자식 생각 않고 그 나마 돈이란 돈을 다 챙겨서 어디론가 나가서 풍문에는 어느 노총각과 산림을 차렸느니 하며 그런 마누라 때문에 술을 먹고 엉엉 울고 싸며 기다리다 술독에 걸리고 패인이 되어가는 요즈음 상황.

아. 어쩧거나 대화가 통하는 벗과 전어 찾아 변산반도 끝 쯤에서 거나하게 술을 마시며 왜 그렇게 답답하게 경제가 돌아가지 않게 한 정치꾼들 정신 좀 되돌리는 방법이 없을까.

가을은 무더위를 헤치고 전어를 몰고 왔다는데...

 

*** 이 시편은『詩眼』(계간 시전문지, 오탁번 주간)을 받아 보고 옮겼다.

시를 좋아하는 분들 요즈음에 많은 문예잡지가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고 그 와중에 망둥이가 뛰고 있는 현 문단 현실에 이 책을 우수한 시 책이라고 권하고 싶다.


출처 : 청류재 자연과 예술의 만남  |  글쓴이 : 청류재 원글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