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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가는 길

집으로 가는 길 - 치매행致梅行 · 187 홍 해 리 어쩌다 실수로 아내의 치매약을 먹었습니다 그날 밤 꿈속에서 하염없이 거리를 헤맸습니다 집으로 가는 방향을 찾지 못하고 걸어다니는 일도 차를 타는 것도 다 잊은 상태 아무것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허우적허우적거리다 때로는 허공을 날기도 했습니다 며칠 전 길을 잃고 헤맨 아내 그 뒤를 쫓아다녔는지도 모릅니다 여덟 시간 미아가 되었던 아내의 긴 세월을 하룻밤 꿈으로 대신했나 봅니다 아내의 치매약으로 다른 한세상을 구경한 내가 약도 없는 치매환자가 되어 환한 대낮에 길을 잃고 허청댑니다. - - 詩選集 (2021, 놀북) - 원시 출처: 시집 (2017) *홍해리(1942, 충북 청주 생) 1969년 시집 로 활동시작. 시집 外 다수. #홍해리 #치매 #부부..

집으로 가는 길

괴로운 생각 극복하기​ ​ 어느 나라의 왕이 철학자 세 사람을 궁으로 불러 질문했습니다. "그대들은 인생을 살아갈 때 가장 괴로운 일이 무엇인가?" 그러자 한 철학자가 대답했습니다. "노인이 되면 일을 못 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가난이 찾아올 테고 가난이 찾아와도 힘이 없기에 일을 할 수 없게 되죠. 그 때문에 마음과 다르게 일을 할 수 없게 된 늙은 몸이 괴롭습니다." 또 다른 철학자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평생 꿈꾸던 것을 이루기 직전 한계에 부딪혀 포기해야 할 때 괴롭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 철학자가 대답했습니다. "그동안 살면서 아무런 선행도 없이 죽음을 맞이하는 것인데 그런 죽음 앞에는 오직 후회와 뉘우침밖에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삶을 괴롭게 만드는 상황은 저마다 다양하지만 사실은..

매화 나들이

매화 나들이 / 여국현(시인) * 때 : 2024. 03. 17. * 곳 : 국립4·19민주묘지 연록의 매화 몽오리 아래 정겨운 사람들이 오롱조롱 먼저 눈뜬 매화 한 송이의 덕담이 바람에 실려온다 "선생님은 마음이 놓이는 분이세요!" 매화 몽오리 톡톡 터지는 봄날이 《우리詩》에도 환하게 오기를. * 앞줄 좌로부터 여연, 홍해리, 여국현 시인. 뒷줄 손현숙, 최춘희 시인. * 꽃봉오리를 가득 품고 있는 매화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