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 14

낙월도落月島(中·英譯詩)

洪海里(1942- )落月島 一、海霧是年老漁父的漁網 落到網裏的海撲拉撲拉掙扎 浦口也埋胸懷噗呼噗呼哭著。 二、惋惜著滾滾湧來嘩嘩湧去的 我們的念頭塌落成一半 被風吹到的那是 懷戀坨子海的酸痛。 三、天黑了就要照亮天空 海霧空虛虛地慢悠悠地散開 直到太陽沈下嗷嗷在哭了。(半賓譯) Hong Hae-ri (1942- )The Moon-Set Island 1.The fogIs old fisherman's fishing net. The netted seaIs flopping in it; The inlet, too, buries the bosom,And cries boohoo, boohoo. 2.LoathingAll that surges in and rolls out, Our thoughtsCollapse into half, And tha..

산책

산책洪 海 里 산책은 산 책이다돈을 주고 산 책이 아니라살아 있는 책이다발이 읽고눈으로 듣고귀로 봐도 책하지 않는 책책이라면 학을 떼는 사람도산책을 하며 산 책을 펼친다느릿느릿,사색으로 가는 깊은 길을 따라자연경自然經을 읽는다한 발 한 발.- 시집 『독종』(2012, 북인) - 월간《우리詩》(2012. 8월호)* https://hong1852.tistory.com 홍해리 시인의 집 * 각시붓꽃 : 북한산 우이도원에서 임계순 님 촬영(2012. 4. 29. '三角山詩花祭'에서)

늙마의 꿈

늙마의 꿈 洪 海 里  점심으로 막걸리 둬 병마을버스에 흔들리며잠시 꿈에 취했는가 집에 와 속옷과 몇 가지 약배낭에 챙겨 넣다문득 달력을 보니 내일은 큰애랑 점심 약속금요일엔 제자 은기 박사랑 모임눈 침침 귀 먹먹 정신이 혼혼하다 보니 어허, 지리산 남원행은꿈이었나, 헛꿈인 것인가춘향이 고년한테 홀린 것인가 방자 고놈한테 당한 것일까향단이도 내겐 과하니월매나 마음에 둘 걸 나 원 참, 꿈도 서럽구나나이 들어 나잇값도 못하는내게 족쇄 하나 채워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