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집불통- 치매행致梅行 · 121 洪 海 里 남편이나 자식뿐만 아니라 자신까지도 송두리째 잊어버리는 사람지켜볼 수밖에 없는 내가, 너무속이 상해서속이 다 타서뭉그러진 마음으로 생각, 생각에 젖다여보! 하고 부를 수 있고함께 있는 것만도 복이지 싶어안타까운 마음을 접으려 애를 써봅니다하필이면, 하필이면 왜, 하는 원망도 덮고우리의 끝이 어딘지 보이지 않아도그냥 바라다보려 합니다피할 수 없는 절망의 구렁텅이에서촛불을 밝혀도등불을 내걸어도세상은 칠흑의 황야입니다한여름인데 겨울옷을 입고 나서는 아내막무가내 옷을 갈아입으려 들지 않습니다끝내,내가 지고 만 채 유치원 차에 태웁니다아내의 세상은 한여름에도 추운가 봅니다. * 제가 나가고 있는 서울 중구문화원 시 창작반에서 한 수강생으로부터시집 한 권을 받았습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