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달- 치매행致梅行 · 95 洪 海 里 가을이라고술 취한 사내밤 늦어 홀로 돌아올 때휘청거릴까 봐넌지시내려다보고 있는나이 든 아내젖은 눈빛. * 홍해리 시인께서 보내주신 시집 『치매행致梅行』에 실려 있는 “그믐달”이라는 시다. 치매에 든 아내를 보살피는 선생님의 애정 어린 노고가 너무도 생생하여 월간 「우리詩」에 연재되는 그분의 시들을 읽고 또 읽어온 터다. 시를 짓는 벗들과 어울려 약주 한잔 하고 밤늦게 귀가하더라도 선생님을 기다리던 아내의 간절하던 눈빛을 더 이상 볼 수 없어 당신 눈이 저절로 젖어가는 심경이 느껴진다. 가을타는 모든 남정들이 그렇겠지만 모든 것을 망각해 버린 아내를 보살피고 있는 한 노시인의 외로움이 가슴에 와 닿는다. - 전순란 / 『에큐메니안』 2015년 10월 13일 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