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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시그림> 蘭 찾아 無等 타며 / 洪海里

蘭 찾아 無等 타며산이 있어 산에 간다지만우리가 가는 곳은 산은 산이나산이 아니다산이야 아래 위로 바람 불지만여기는 평등하게 바람 부는 곳한 해를 걷워들인 들판을 질러찬 바람 전신으로 맞으면서도즐거워라 즐거워 외치는 것은바람이 여기서 저기로저기서 여기로 불기 때문음산한 계곡을 지나투명한 날개를 반짝이며 오는 바람누르고 찍어누르고처올리는 아픔이 없어서이지우리가 바람속에 서 있음은눈이 아래로 내리는 것이 아니라옆으로 옆으로만 날리던 그날지난 번 산행은 운이 없었다바람소리도 무서웠지만꽁꽁 얼어붙은 호수의 함정도여하튼 왼쪽무릎을 다친 지난 겨울산기슭 골짜기마다아카시아 찔레덩쿨 청미래덩쿨칡넝쿨 댕댕이의 올가미와 바늘이마부터 발등까지 긁히고 찔리우고사철나무 소나무 노간주나무초록빛 겨울은 산에 사는 난초뿐꿩밥 아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