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나무 책 베고 눕다洪 海 里 겨우내 성찰한 걸 수화로 던지던 성자 매화나무초록의 새장이 되어 온몸을 내어 주었다새벽 참새 떼가 재재거리며 수다를 떨다 가고아침 까치 몇 마리 방문해 구화가 요란하더니나무 속에 몸을 감춘 새 한 마리끼역끼역, 찌익찌익, 찌릭찌릭! 신호를 보낸다'다 소용없다, 하릴없다!'는 뜻인가내 귀는 오독으로 멀리 트여 황홀하다한 치 앞도 모르는 게 인생이라는데고요의 바다를 항해하는 한 잎의 배죄 되지 않을까 문득 하늘을 본다창공으로 날아오르는 입술들, 혓바닥들천의 방언으로 천지가 팽팽하다, 푸르다나무의 심장은 은백색 영혼의 날개를 달아하늘 높이 날아오르고언어의 자궁인 푸른 잎들땡볕이 좋다고 금빛으로 반짝이고 있다파다하니 뱉는 언어가 금방 고갈되었는지적막이 낭자하게 나무를 감싸안는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