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화 7

우화羽化

우화羽化 洪 海 里 바닥을 본 사람은 그곳이 하늘임을 안다 위를 올려다보고 일어서기 위해 발을 딛는 사람은 하늘이 눈물겨운 벽이라는 것을 마지막 날아오를 허공임을 알고 내던져진 자리에서 젖은 몸으로 바닥을 바닥바닥 긁다 보면 드디어, 바닥은 날개가 되어 하늘을 친다 바닥이 곧 하늘이 된다. 시집『독종』(2012, 북인) * 며칠 아무것도 되지 않는 날 바닥으로 가라앉는다. 말하자면 시도 무엇도 만나지 못한 채 빈속을 채울 무언가를 찾다가 엎드린 거기, 바닥이 맞다. 몸이 바닥에 닿았으니, 바닥을 보았으니 이제는 일어서기 위해 손을 짚어야 하는데 어쩌다가 나는 엎드린 자리에 내려온 시를 읽는다. 시집을 펼쳤다가, 바닥이 되어본 사람의 편지를 받는다. 젖은 바닥에서 바닥바닥 깃을 터는, 진리를 이제야 발견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