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곡론 12

洪海里 시집『정곡론』/ 전선용(시인)

洪海里 시집『정곡론正鵠論』 전 선 용(시인) 洪海里 시인의 22번째 시집『정곡론』을 도서출판 움에서 출간했다. 시선집 4권을 포함하면 26번째 시집이다. 시인으로 등단하고 시농사를 짓는 일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詩를 지을 때마다 풍년이 들 수도 없거니와 설사 풍작이라고 하더라도 단을 묶어 추수하기까지 참으로 버거운 우여곡절을 겪는 것이 일반적인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등단 52년차 시인은 돈도 안 되는 시농사를 짓느라 매일 여념이 없다. 그래서 나는 시인을 존경하는 것이다. 이번에 출간한 정곡론, 시인의 말에서 “한 편의 시는 칼이다.” 라고 피력한 바와 같이 그간 시인은 칼 다루기를 강호 무사처럼 야무지게 다루는 분이다. 함부로 휘두르지도 않지만, 휘두른 칼은 급소, 즉 정곡만 찌른다. 어설..

정곡론正鵠論

* 솔개 : http://cafe.daum.net/howillust에서 옮김.    정곡론正鵠論  洪 海 里  보은 회인에서 칼을 가는 앞못보는 사내안 보이는데 어떻게 일을 하는지요귀로 보지요날이 서는 걸 손으로 보지요그렇다눈이 보고 귀로 듣는 게 전부가 아니다천천히 걸어가면보이지 않던 것언제부턴가 슬몃 보이기 시작하고못 듣던 것도 들린다눈 감고 있어도 귀로 보고귀 막고 있어도 손이 보는 것굳이 시론詩論을 들먹일 필요도 없는빼어난 시안詩眼이다잘 벼려진 칼날이 번쩍이고 있다.    - 월간《우리詩》2019. 12월호.  * 과녁의 한가운데를 일컫는 정곡(正鵠)이란 말은 활쏘기에서 나온 말이다. 과녁 전체를 적(的)이라 하고 정사각형의 과녁 바탕을 후(候)라고 한다. 그 과녁 바탕을 천으로 만들었다면 포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