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海里와 蘭

<蘭칼럼 4> 난의 뿌리와 꽃과 씨

洪 海 里 2006. 11. 28. 18:51
 

 난의 뿌리와 꽃과 씨


洪 海 里



  난도 식물인 만큼 우리가 난을 제대로 기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식물학에 관한 지식이 필요하다. 그 가운데서도 난의 특징이 무엇인가를 우선 알아두는 것이 급선무라 할 수 있다. 난은 피자식물의 주요한 집단을 이루고 있는 단자엽식물로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물론 학자들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650 내지 750속의 25,000 내지 35,000종에 이르는 대군의 종자식물이다.

  난이 지닌 특징이 여러 가지 있으나 그중에서 몇 가지만 우선 꼽을 수 있는 것이 뿌리와 꽃과 씨라고 할 수 있다.


  난의 뿌리는 수분과 영양분의 흡수기관으로서의 기능뿐만 아니라 착생란의 경우에는 식물체를 고정시키는 역할까지도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난의 뿌리는 벨라멘(Velamen)이라 불리는 세포층으로 싸여 있고 성장하고 있는 부위만이 맑은 녹색을 띠고 있다. 착생란의 경우 이 벨라멘 세포층은 공기중에서 수분을 흡수하여 무더운 외계의 기온으로부터 뿌리를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수분이나 영양분을 빨아들이는 부분은 뿌리끝이므로 이 부위가 상처를 받게 되면 난의 성장에 대단히 해롭다. 그래서 옮겨심을 때나 분주를 할 때 뿌리 끝에 상처를 입히지 않도록 특히 주의를 해야 한다.


  자생지에서 난 뿌리의 상태를 살펴보면 딴 식물처럼 땅속으로 뿌리를 내리지 않고 지표를 따라 옆으로 뻗어나가며 자라고 있다. 이것은 바로 뿌리의 호흡작용과 비가 왔을 때 물에 잠기지 않게 하기 위한 적응현상으로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분과 식재의 개발이 바로 이러한 난의 뿌리 생태에 맞춘 것이며 여기에 공간 경제가 가미된 것이다. 통기성이 좋은 분과 굵은 식재로 물빠짐이 좋고 뿌리 사이로 공기가 잘 통하도록 해서 뿌리의 호흡작용을 원활케 해줌으로써 난이 건강하게 성장토록 하는 것이다. 뿌리가 건강하고 실하면 만사는 해결이 되는 셈이다.


  난꽃의 기본적인 구조는 어느 종류의 난이든 모두가 비슷하지만 세부적인 면으로 볼 때는 그 형태, 무늬, 색깔, 크기가 각양각색이다.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작은 꽃으로부터 상당히 큰 것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며 색깔도 흰색, 녹색, 황색, 분홍색, 빨강, 자주색 등 여러 가지이며 그 형태와 무늬 또한 변화무쌍하다.

  대부분의 난은 곤충 즉 나비나 벌에 의해 수정이 이루어지지만 개중에는 박쥐, 달팽이, 벌새와 같은 작은 새에 의해 수정이 되기도 하고 종류에 따라서는 자가수정이 되는 것도 있다. 수정과정은 꿀을 따러 꽃을 찾아온 곤충이나 새의 머리, 부리나 등에 꽃가루가 묻혀져 암술머리와 접촉하게 되고 암술머리에 분비된 점액질 물질에 부착되므로 수정이 이루어진다.

  꽃이 곤충을 유인하는 방법은 꿀 이외에도 짙은 향기와 호화로운 색깔을 과시하는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일단 수정이 이루어지면 꽃잎은 시들고 암술머리로부터 배주로 서서히 꽃가루 주머니가 부풀기 시작한다. 춘란은 수정이 되지 않으면 꽃대까지 시들어 지저분하게 남지만 한란, 소심, 일경구화나 보세 등은 꽃은 뚝 떨어져 내리고 꽃대만 남아 시들게 된다.

  수정이 된 후 난 씨가 성숙하기까지는 종류에 따라서 다르나 4개월에서 15개월까지 걸리는데 온화한 지역의 자생란은 성숙기관이 훨씬 짧다.

  흥미로운 것은 난의 꽃 형태가 다양한데 비해 열매의 형태는 비슷하다는 사실이다. 대개 세 개의 포와 럭비공이나 방망이 모양을 하고 있으며 세로로 세 개 내지 여섯 개의 기인 틈이 벌어져 열매가 터질 때가 되면 갈색으로 변한다. 난의 씨는 꽃식물계에서 가장 작지만 이런 점을 보상하기 위하여 막대한 양의 씨를 생산해 낸다. 심비디움의 경우 대개 150만 개, 캐틀레야는 500만 개의 씨를 갖고 있다. 난의 씨는 그 자체 내에 비축양분이 없고 그물 같은 씨껍질에 싸인 미세한 싹에 지나지 않으며 무게도 겨우 1/100만그램 밖에 되지 않아 기류를 타고 널리 분산될 수 있다. 그래서 호남연안에 무더기로 자생하고 있는 춘란의 씨가 바람을 타고 높이 날아올라 먼 충북 청주 부근의 산에까지라도 가서 운좋게 난균을 만나면 그곳에서 일생을 시작하는 것이다.

   난씨의 생존기간은 자연상태에서 기껏 6개월 밖에 되지 않으며 그 기간 내에 땅속에 있는 난균과 공생관계를 이뤄야만 발아하게 된다.

  발아하는데 필요한 기간은 종류에 따라 다르나 대부분은 한달이 지나면 실린더 모양에서 팽이 모양으로 자라나고 푸르스름한 색깔을 띄어 엽록소의 첫 발달단계를 보인다. 이어서 뿌리털 모양의 가근이 생성되고 몇 주일이 지나야 첫잎과 진짜 뿌리가 나오게 된다. 그후 수년간 생장이 계속되어 하나의 개체로서 꽃을 피우게 된다. 난이 자연상태하에서 발아로부터 꽃을 피우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는 종류마다 다르며 그 난이 처해 있는 직접적인 환경에 따라 여러 해에 이르기까지 각각 다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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