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푸른 느낌표!』2006

지는 꽃에는 향기가 있다

洪 海 里 2006. 12. 3. 17:32

지는 꽃에는 향기가 있다

 

洪 海 里

 

 


한겨울 잠든 지붕 아래

밤새도록 도굴한 하얀 뼈

백지에 묻는다

내 영혼의 그리운 밥상, 따순

뼈와 뼈에 틈새가 난다

빛을 내지 못하고 받아들이기만 하는

그대와 나의 살피

그곳에 피어나는 노래


――영원을 노래하라 우주를 노래하라

    생명을 노래하라 자연을 노래하라

    영원은 찰나 속에 묻고

    찰나는 영원 속에 있어

    그들을 잇는 밀삐는 하나라네――


절필하라 절필하라 외치며

추락하는 마침표들

백지 위에 허상의 집을 짓고

향기나는 뼈로, 부드러운 뼈로

현현할 나의 시여

지지 않는 꽃에는 향기가 나지 않는다

모순으로 마감하는

나의 뼈여, 나의 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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