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푸른 느낌표!』2006

가을 수채화

洪 海 里 2006. 12. 6. 16:36

가을 수채화


洪 海 里  



하늘이 맑은 날

산에 올라

머리 풀어 바람에 빗듯

창틀 위 난초 이파리들

바람에 몸 씻고 있네

이파리 사이마다

바람도 한 몸 이루어

천지가 청상흔흔하다

난초 속에 부처가 앉아

바람으로 시를 빚어

푸른 향을 천지에 날리니

은은한 독경 소리

우주가 고요하다

난초꽃 속의 삼만 오천 세계

적멸 암자의

사미니 가슴속 같네.

-『푸른 느낌표!』(우리글,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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