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푸른 느낌표!』2006

금빛 처녀

洪 海 里 2006. 12. 6. 16:37

금빛 처녀

   

洪 海 里



온 세상이 황금 물결치는 계절

하얀 이슬이 맺히는 날

금빛 처녀 하나 물고 와

구중심처에 숨겨 놓았네

평생을 같이한 조강지처

버린 지 며칠이던가

믿지 못할 것이 사람의 인연

입을 귀에 걸고

함박웃음을 속으로 감추면서

다짐하노니,

 

"나 이제 죽을 때까지

너를 깨물어 주면서 살리라

빨아주고 핥아주고 아껴주면서

문지르고 닦아주고 보살피면서

남은 생을 금빛으로 밝히리라

온새미로 있는 듯 없는 듯

우리 사랑 궁합이 잘 맞아

물고 깨물고 부수면서

해로하리라,

오오,

나의 금니여!"

- 시집『푸른 느낌표!』(2006, 우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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