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푸른 느낌표!』2006

몸 2

洪 海 里 2006. 12. 6. 16:41

몸 · 2

 

洪 海 里





때 씻을 두 말의 물과

마음 닦을 비누 일곱 개의 지방과

글 쓸 연필 아홉 자루의 연

정신의 방 한 칸을 바를 석회와

불 밝힐 성냥개비 2,200개의 인

방 소독할 DDT를 만들 유황과

뼈 흔들리지 않게 칠 못 한 개의 철

평생을 수리하며 사는,


무한 임대로 빌려 살고 있는

빨아 널지 못하고 입고 사는

남은 향으로 싸목싸목 지는

쓰다 말고 놓아 둔 미완성의

길 없어 길 찾아 홀로 가는


오오, 나의 몸,

한 줌의 비애여!


                                    - 시집『푸른 느낌표!』(2006, 우리글)


'시집『푸른 느낌표!』2006'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길고 쓸쓸한 하루  (0) 2006.12.06
한가을  (0) 2006.12.06
풀벌레 울음소리  (0) 2006.12.06
꿈 2  (0) 2006.12.06
가을 엽서  (0) 2006.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