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황금감옥』2008

보물선을 찾아서

洪 海 里 2008. 4. 29. 11:29

보물선을 찾아서

홍 해 리

 

 


꽃밭에서 온 바람은 흔들리고 있었다
얼마를 쉬임없이 흔들리다가
비누방울 속
금빛 고독의 황홀감으로
곤한 적막을 찾아서
바람은 비단길을 달리고 있었다
아름다움은 순간에 정지한다는 것을
찰나를 잡으려면
눈을 감아야 한다는 것을
심연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순간을 정지시켜야 한다는 것을
바람은 모르고 있었다, 그러나
왜 바람이 비누방울 속으로 들어가
무지개를 피워 올리는지
하늘에 뿌리내리는 작은 사랑도
아주 작은 사랑도
때로는 땅속 깊이 쉬고 싶어
달막달막하는 것을, 그리하여
다문다문 내려앉아
밤새 저린 팔로 가위눌려 허덕이면서
완전한 합일을 위하여
하늘 위 보물선을 찾아
다시 비누방울 속으로 떠나는 것을
무지개를 타는 바람이 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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