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황금감옥』2008

귀뚜라미 통신 - 秋分

洪 海 里 2008. 4. 29. 11:34

귀뚜라미 통신
-
秋分


洪 海 里

 

 

 

지상에 맺는 이슬 차게 내릴 때
가슴 저린 달빛 천리
올올이 엮어 비단, 비단 짜더니

추분 무렵
계절 깊어 하늘 높으면
울음도 투명하니 불꽃이 되나

떫은맛 비린내도 잦아드는
풀잎마다 울리는 피리 가락
지독한 서름으로 적막을 잣네

가슴속 갈피갈피 울어쌓던 바람소리
나무마다 불립문자 스스로 타는
머언 산 등성마루 짓찧는 산빛 엮어,

저무는 고향길, 가을 물길로
엽서 적어 띄워 보내네
그 엽서 채운彩雲 피워 하늘만 하네.


- 시집『황금감옥』(2008, 우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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