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수헌의 달빛
洪 海 里
소한小寒날 시수헌詩壽軒에 모인 소인騷人들
술판이 거나해지자
어초漁樵 처사 시수헌이 아니라 시주헌詩酒軒이군 하니
임보林步 사백 시술헌으로 하자 하네
서우瑞雨 사백 '수壽' 밑에 ㄹ(乙)자를 그려 넣었다
오, 우리들의 시수헌이여
'수'자에 획 하나 더해 '주'가 되든
받침 하나 붙여 '술'이 되든
시 속에 술이 있고
술 속에 시가 있어
시쟁이들의 시수헌은 따뜻하고
술꾼들의 시수헌은 눈부시다
오오,
시수헌의 달빛은 오늘밤도 푸르고 차다.
*시수헌 : 월간『우리詩』의 편집실